5월 20일,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화하면서 지난 21년간 금융거래와 전자상거래, 정부 인증 등에서 장기집권해오던 공인인증서가 폐지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No”이다. 기존에는 금융결제원, 코스콤,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 한국무역정보통신, 이니텍 등 6곳의 공인된 기관에서 발행하는 인증서만이 ‘공인’의 자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설’인증서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위 6곳의 인증서 모두 ‘공인’자격이 폐지되면서 ‘사설’인증서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공인인증서는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 역시 “No”이다. 사실 공인인증서는 2015년 3월부터 ‘의무사용’이 폐지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1999년부터 장기간 광범위하게 사용해온 ‘공인인증서를 통한 인증 방식’을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공인인증서가 주된 인증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공인인증서 자체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 공인인증서의 ‘공인’자격을 ‘사설’로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인인증서는 ‘사설’로 성격이 변화된 채 우리 생활에서 계속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택배 기사와 그의 동생을 폭행해 '전치 4주'의 부상을입힌 사건이 일어났다. 30살의 택배 기사 A 씨는 그의 친동생 B 씨와 함께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형제는 당시 마스크를 벗고 있었는데, 평소 주민에게 직접 물건을 배송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당시 사람이 거의 없는 곳에서 택배 분류를 하던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를 본 입주민 C 씨가 "왜 마스크를 안 쓰고 일하느냐"며 형제에게 시비를 걸고 일을 방해하기 시작했고, 이 시비가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A 씨는 주장하고 있으며 "약 6분 정도 맞았고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까지 폭행이이어졌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실제로 이 장면을 아파트 주민들이 목격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가해 주민은 출동한 경찰과 순찰차를 타고 떠났고, 형제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건으로 형제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으며 A 씨는 눈 부위를 심하게 맞고 우측 갈비뼈에 금이 갔고, 동생 B 씨는 코뼈가 골절됐다. B 씨는 지난 19일 코뼈 접합을 위해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후 출혈이 멈추지 않아 회복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
2020년 5월 6일, 최말자 씨(74)는 56년 전 벌어진 성폭력 사건의 피해와 부당한 판결을 고발하고 재심청구를 발표하기 위해 부산지법 앞 기자회견에 섰다. 이른바 ‘혀 절단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1994년 5월 6일 최 씨(당시 18세)는 강제로 성폭력을 시도하려던 노 모씨(당시 21세)의 혀를 깨물어 저항했고, 이로 인해 노 모씨의 혀가 약 1.5cm 절단되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부는 최씨가 ‘중상해죄’를 범했다고 판결하여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노 모씨의 성폭력은 죄로 인정되지 않고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만을 적용하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최 씨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다. 최 씨는 정당방위임을 주장했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56년 동안 이루어진 세대의 변화와, 인식의 변화와, 가치관의 변화는 최말자 씨가 당한 피해와 억울한 판결을 뒤집고 정당한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 법원은 성폭력에 관련한 이 사건의 재심을 허용하고, 최 씨의 행동은 정당방위임을 인정한 뒤 최 씨에게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에 대한 방어는 정당하게 인정되며 과거의 판결은 부당했음을 국
지난 10일 오전 2시경 경비원 故최희석 씨가 자신의 주거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경비일로 근무하고 있는 아파트 주민의 이른바 ‘갑질’ 행위 때문이다. 4월 21일 오전 경, 최 씨는 주민 A씨와 아파트 내 협소한 주차공간 탓에 주차문제를 두고 언쟁한 후, 주민의 ‘갑질’로 지옥같은 삶이 시작되었다. 주민 A씨는 최 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A씨의 신체적 폭행 뿐만 아니라 정신적 폭행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그의 고통이 여실히 드러나는 목소리로 최 씨는 음성 유서를 남겼다. 음성 유서에서 최 씨는 해당 주민이 ‘고문을 즐기는 얼굴’이었다며 공포에 떨며 지냈던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그는 “A씨라는 사람에게 다시는 경비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말을 전했다. 안타까운 사건이 있고 나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글이 게시되었다. 많은 이들이 청원에 동의했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 및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시위가 전개되었다. 경비원의 비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2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거리두기’로 전환된 지 하루 만에 이태원 코로나 사태의 최초 확진자인 일명 ‘용인 확진자’(용인 66번 확진자)가 지난 2일 새벽 이태원 소재의 클럽 및 주점 5곳을 방문하고 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후, 이태원 소재의 클럽 방문자들로 인한 2·3차 감염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교육부는 유치원을 포함해 초·중·고교의 등교 개학을 1주일씩 연기한다고 밝혔고 이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7일, 교육부는 브리핑을 통해 고3 학생들이 오는 20일 예정대로 등교함을 시작으로 다른 학년들도 순차적으로 등교할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고3의 경우, 진로/진학을 위한 학사일정 등 등교 수업의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과는 달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 개학 시기를 미뤄야 한다는 청원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학교는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장소이며, 등교 개학을 실시할 경우 비록 현 신규 확진자 수가 적음에도 집단감염의 우려가 크다’며 ‘온라인 개학을 장기화하고,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완전히 종식되거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그렇게 의견이 갈리던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도 벌써 2주일째다. 모닝콜 대신 울리던 긴급재난문자도 이젠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 확진자 증가 폭 역시 2주 전보다는 어느 정도 완화되었으나,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엔 이르다. 그렇기에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마스크 5부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필자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무렵부터 이 제도를 마냥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제도임엔 분명하나,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가령 전 국민에게 1주일에 2장의 공적 마스크만 판매하는 이유는 그로도 충분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라고 하지만, 과연 그 판단이 옳았을까? 해당 질문과 관련하여 이번 구로 콜센터에서의 집단 감염을 보았다.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원들은 좁은 공간에서 계속 고객과 유선상으로 대화를 하기에, 많은 침방울이 센터 내 공기 중에 떠다닐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만약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비말 감염에 항시 노출된 셈이다. 이번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이러한 위험성을 가지고 근무하는 상담원에게도 마스크를 1주일에 2장씩만 착용하라는 것은 가혹한 이야
서울과 수도권 인근에서 도심을 누볐던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TADA)'가 멈춰서게 된다.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었기 때문. VCNC 박재욱 대표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지난 1년 5개월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72만 국민의 더 안전한 이동, 1만 2천명 드라이버들의 더 나은 일자리, 택시 기사님들과의 더 나은 수익을 위해, 함께 행복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국토부와 입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조만간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합니다."라고 타다의 운명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집에 돌아오자 임신한 아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 밝게 인사해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둘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습니다."라며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국가는 '혁신'에 줄곧 집중해왔다.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은 국민들에게서도 관심 대상이 되었고, '타다'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러나, 국가가 정녕 '혁신'에 집중을 했는가 의문이 든다. 사회에 뛰어드는 혁신가들에게 이번 일은 상처로 기억될 것이다. 타다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들의 혁신 앞에 걸림돌이 없도록 달
2019년 12월 27일, 제1야당의 극심한 반대에도 선거법은 흔들리지 않았다. 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된 선거법 개정안은 끝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언론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집중했다. 그러나 청소년인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우리가 참정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고, 많은 이들의 반대를 받았던 것이 '청소년 참정권'. 이는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크게 화제가 됐다. 청소년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지금, 선진국에 비해 보통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이 부여되는 나이가 높은 우리나라의 사례를 들며 그들은 청소년 참정권을 외쳤다. 반해, 사회의 경험이 적은, 그리고 성장기에 친구들과 가까이 하는 것을 즐기는 청소년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한다는 것에 선동정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자아내는 사람들까지. 그러나 우리는 시간을 더 거슬러 2016년으로 돌아가보자. 박근혜 정부의 파장은 국민들을 광장으로 내새웠다. 필자는 광장에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집중했었다. 강단 위에 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줄곧 하던 청소년들. 자신들이 지지하는 입장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했다. 결과가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