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년, 법률상 한계는 없을까?

지난해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조치 과정 허점, 가해자 처벌 불가 등의 한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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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2019년 7월 16일부터 본격 시행된 후로 1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 법률은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법으로, ‘갑질’로부터 직장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포함되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되었을까?

 

2017년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 만 20~64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3.7%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후 2020년 6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전국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지난 1년간 상급자 등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5.4%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회사나 고용노동청 등에 신고한 비율은 단 3%였으며, 신고를 했음에도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해 조치가 이행되지 않은 경우가 50.9%를 차지했다. 법 시행으로 인해 직장 내 괴롭힘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잔존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여전히 존재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사각지대. 이에 대해 법 개정 필요성 제기와 논의가 활발하다. 직장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률 내용조차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주요사항은 다음과 같다.

 

■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과정의 미흡

①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이상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규정된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일부 조항이다. 관련 법률에 따라 피해자는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사장을 비롯한 사측 관계자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안에 대해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결과적으로 책임 회피 등으로 사용자의 조치 의무 이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며, 조치 기한 또한 정해져 있지 않아 피해자의 호소는 허공을 떠돌게 된다. 더불어, 원청 소속 근로자와 하청 소속 근로자의 관계, 특수고용 관계 혹은 5인 미만 사업장 등 근로기준법 적용을 못 받는 노동자에게 사건이 발생할 경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괴롭힘 가해자 및 조치 이행하지 않은 사용자 처벌 불가

현행법상 괴롭힘 가해자와 사건 발생 시 마땅히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용자에 대한 직접 처벌이 불가하다는 점 또한 중요한 쟁점으로 꼽힌다. 처벌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노동청을 비롯한 관련 기관에 신고할지라도 해당 당사자에게 처벌할 수 없다. 신고가 접수되면 담당 기관은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실시했는지, 적절한 조치를 이행했는지에 대한 확인 절차를 거쳐야하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만 개선 권고를 내리도록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실제로 김해 금속노조 대흥알앤티지회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에 인권침해에 관한 진정서를 냈지만 당사자인 회사 측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결국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아 처벌받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책임이 있는 중요 당사자에 대한 명확한 처벌 조항이 마련되지 않은 현행 법률상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교묘히 법을 피해가는 ‘꼼수 갑질’ 등장

일명 ‘꼼수 갑질’도 등장했다. 고의로 특정 직장인에게만 중요한 회의, 회식, 워크숍에 대해 공지를 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업무에서 배제시켜 괴롭힘 분위기를 조성하는 ‘투명인간 갑질’이 그 예시이다. 이 경우, 주도자나 괴롭힘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기 힘들어 피해자만 거듭 손해를 보는 실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은 법률상 조치를 피하기 위해 허점을 노려 교묘하고 은밀하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현행법 개정과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기자정보

신은서 기자

청소년 기자단 '혜윰' 3기 사회부
청소년 논설위원단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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