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코로나 장기화로 우울증은 증가, 극단적 선택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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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국내 자살자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잠정 집계된 자살 건수는 6278건으로 지난해 상반기(6431건) 보다 153건 줄었다. 반면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자살예방 상담전화 건수는 약 8만3590건으로 지난해 전체 상담 건수(약8만9500건)에 육박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건수가 올해 급증하면서 자살자 증가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컸지만, 실제 자살자 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일부 국가에서도 나타났다. 한 외신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노화연구소팀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일본인 자살자 수를 조사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약 14% 감소했다. 영국의 자살자 수도 인구 10만명당 10.3명에서 6.9명으로 줄었다는 발표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역으로 자살률을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같은 국가재난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단합’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일시적으로 자살 시도가 줄었다는 것이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01년 미국 9·11테러 당시 일본과 미국의 자살률이 감소한 적이 있다"며 "재난이 발생한 시기에는 국민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단합의 시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자살률이 줄어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홍진 중앙심리분석센터장은 "결핵 같은 전염병이 도는 경우 자살률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도 같은 전염병이지만 전례없는 국가적 재난이 됐다는 점에선 다르다"면서 "국가재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진 영향과 함께 정부가 24시간 운영한 상담전화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휴교와 휴업이 장기화되고 재택 근무가 일상화 돼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줄었다는 견해도 있다. 또 청소년들의 자살 원인 중 하나인 집단 따돌림 피해자들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폭 전환됨에 따라 극단적 선택을 포기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이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증가해 자살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 사태로 ‘지연된 자살’이 한꺼번에 터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실제로 지난 2003년 홍콩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을 당시 자살률이 소폭 떨어졌지만 사태 종결 직후 일주일 만에 1200여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자살 건수가 급증하기도 했다.

서일환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당장 자살이 줄었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며 "코로나 사태가 해결된 이후에는 축적된 우울증과 스트레스 등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나타나면서 자살이 급증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자정보

이채은 기자

청소년 기자단 '혜윰' 3기 IT/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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